뱀파이어와의 인터뷰 - 앤 라이스 지음, 김혜림 옮김/황매(푸른바람) |
뱀파이어와 관련된 장편소설을 꼽으라면 '뱀파이어 연대기' 시리즈를 안꼽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제 하나 본 것 뿐이지만 이 다음 권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고전이기도 하고 또한 뱀파이어가 되기 위해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인간적인 가치에 대해 고찰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가치에는 돈이나 재물 같은 직접적인 이득도 있지만 명예나 신념, 경험 등 무형적인 이득도 있다. 보통 무형적인 이득, 즉 정신적인 것들은 행동이나 교육적인 내용에서, 혹은 종교적인 믿음에서 온다고 한다. 무대가 되는 뉴올리언스는 프랑스 이주민들이 살았던 곳으로 프랑스보다 치안도 안 좋고, 낭만이 서려있을 것 같은 건물이나 생활양식을 가져왔어도 프랑스 파리의 느낌은 나지 않는 현지의 뉴올리언스가 있었다. 그 배경으로 주인공인 '루이스'가 뱀파이어였던 '레스타'에 의해 뱀파이어 - 웬만하면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 - 로 변화하게 된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오랜 전의 작품이다. 1990년대에 출간되었고, 영화화된 동명의 작품은 퀴어영화로 불려진다. 딱히 퀴어라고 할만한 부분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루이스, 레스타, 아르망이 모두 남성이고 그들 사이에서 정신적인 무언가가 욕구되고 갈망하는 부분이 있긴 하다. 기실 앤 라이스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공을 들였던 부분은 '클라우디아'가 나오는 부분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의 딸을 잃은 후에 집필하게 되었고, 묘사된 클라우디아는 매우 아름답고 매혹적인 인형 혹은 여성으로 그려진다.
뱀파이어가 되었음에도 인간적인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고통받는 루이스. 답을 찾으려는 루이스의 고된 여정 앞에 나타난 뱀파이어 아르망. 하지만 아르망도 그 해답을 주지 못하고, 루이스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감내해야 했던 가치와 감정들에서 벗어나게 된다. 앤 라이스가 나타낸 뱀파이어는 인간적인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뱀파이어였고, 그 뱀파이어가 어떻게 그 가치를 버릴 수 밖에 없는 가를 보여준다.
불로불사, 그 한계가 지어지지 않은 시간에서 뱀파이어는 그저 표류하는 잊혀진 존재다. 제약이 없는 것은 즐기기엔 좋을 지 모른다. 하지만 긴 시간 속에서 무언가를 얻은들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변해간다.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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