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감상17 [책봄] 싱글빌 싱글빌 - 최윤교 지음/다산책방 그냥, 변덕이었다. 꼭 그렇게 구입하고자 했던 건 아니었다. 그런데 가끔, 그런 날이 있다. 손에 맞게 들어오면서 기분이 나쁘지 않은, 호불호의 기준선이 있다면 그 기준선보다 조금 더 좋은 쪽에서 나풀거리고 있을 듯한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무언가가 손에 들어오는 날. 표지의 감촉도 괜찮았고, 표지 그림도 괜찮았다. 싱글빌이라고 하는 글씨체도 괜찮았다. '응, 이건 읽어보자.'라고 무심결에 생각했을런지도 모른다. 처음 몇 장은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했다. 책날개는 물론이고 첫장부터 끝장까지 한 번은 훑어본 바 얻을 수 있었던 정보는 작가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는 사실이었다. 그걸 염두하고 읽어서 그런지 자꾸만 문장에서 느껴지는 게 '사실적'이라는 색의 물감이었다. 처음엔 어떻.. 2017. 5. 13. [책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 앤 라이스 지음, 김혜림 옮김/황매(푸른바람) 뱀파이어와 관련된 장편소설을 꼽으라면 '뱀파이어 연대기' 시리즈를 안꼽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제 하나 본 것 뿐이지만 이 다음 권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고전이기도 하고 또한 뱀파이어가 되기 위해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인간적인 가치에 대해 고찰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가치에는 돈이나 재물 같은 직접적인 이득도 있지만 명예나 신념, 경험 등 무형적인 이득도 있다. 보통 무형적인 이득, 즉 정신적인 것들은 행동이나 교육적인 내용에서, 혹은 종교적인 믿음에서 온다고 한다. 무대가 되는 뉴올리언스는 프랑스 이주민들이 살았던 곳으로 프랑스보다 치안도 안 좋고, 낭만이 서려있을 것 같은 건물이나 생활양식을 가져왔어도 프랑.. 2017. 3. 28. [책봄] 엔더의 게임 엔더의 게임 - 올슨 스콧 카드 지음, 백석윤 옮김/루비박스 엔더의 게임을 영화로 먼저 접해봤던지라, 책을 읽는 데 좀 애를 먹었다. 영화가 잘 표현한 부분도 있었고, 내용 전개상 원본(책)에서 생략된 부분도 많았다. 그 정보의 차이를 메우는건 '득을 보는 기분'이었지만 영상이 상상력을 자꾸 덮어씌워서 내용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작가가 서문에서 썼던 것처럼, 최대한 직관적으로 썼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해석을 낳았다. 물론 번역본이 아니라 직접 원본을 봐야겠지만, 표현상 헷갈릴법한 문장으로 쓴 것 같진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책이 여러 논란을 낳았을까. 여타 다른 소설보다도 내용이 확실하고, 그 확실한 반면에 배척하고 으르렁댈 수 있는 반대 의견들이 극명하게 반응할 수 있어서가 아닐.. 2016. 11. 27. [책봄] 메리포핀스 메리 포핀스 - 패멀라 린던 트래버스 지음, 정윤희 옮김, 천은실 그림/인디고(글담) 인디고에서 편집해서 나온 책. 삽화는 물론이고, 제책까지 신경써서 선물용으로 만들었다는 게 티가 난다. 예쁜 책. 메리포핀스는 특별한 사람이다. 유모일을 하고, 바람을 타고 다닌다. 겉으로만 보면 완전 마녀다. 동화같은 이야기이고, 메리포핀스를 시종일관 까칠하고 카리스마있게 표현하며 특히 '멋쟁이'임을 엄청 강조한다. 환상적인 요소가 있어서 영화로 만들었다면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쪽이 분위기상 어울릴 것 같다. 아이들이 주(主)가 되기도, 메리포핀스가 주가 되기도, 그 주변 인물들이 주가 되기도 한다. 신기한 능력도 혐오스럽다거나 기이한, 부정적인 느낌이 아니라 '신기하다' 정도. 수채화가 보는 내내 포근.. 2016. 11. 27.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