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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감상

영화 감상 모음 2

by 은아비 2014. 8. 12.

* 언제부터 적었는 지 본인도 기억이 안나는 영화 감상글 모음 2 입니다. 개인의 감상과 잡설이 섞여있습니다. 감상에 도움이 되는 지식이야기는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추천작 소개도 환영입니다. 다만, 이 글이 영화를 감상하시는 데 누가 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D   

* 자매품으로 애니 감상 모음(http://eunab.tistory.com/2 , http://eunab.tistory.com/24)이 있습니다. 

* 유사품으로 영화 감상 모음(http://eunab.tistory.com/3)이 있습니다.



명량. 2014.

대한민국에서 위인이라고 하면 이순신을 꼽지 않는 이가 없을 터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 우리나라의 위인? 이라는 사람의 업적에 대해 크게 집중적으로 공부하진 않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현 시국에 대해 살아가며 실망을 하고, 옛 영광을 좇는 것 만큼 허한 게 없어서 그저 현실을 살아가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 김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을 보면서도 느낀 것은 '참 잘 구현해낸다' 였다. 명량도 같은 맥락의 영화 같다. 이순신은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매섭게 멋있다. 존경스럽다. 자신을 내친 하늘이 원망스러울텐데도 땅을 밟고 사는 사람들을 지켰다. 승리하는 싸움을 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어떤 지략을 가지고 있었을까.

영화의 대사들은 사실 좀 낯 간지러운 부분도 많았다. 각각의 캐릭터가 주는 매력이 아니라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빠르게 전개해나가는 긴장감이 이 영화의 강점이자 단점인 듯 싶다. 분명 다른 매력을 더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발견하지 못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얼핏 이런 느낌도 든다. '얻을 것은 얻고, 버릴 것은 버린다.'



프란시스 하. 2014.

그레이 톤의 영화다. 27살의 뉴요커인 프란시스의 생활을 다뤘는데, 이것 참 캐릭터가 골때린다. 주변에서 얼추 보았을 캐릭터다. 혹은 나 자신이거나. 살기 빡빡하고, 되는 것은 없고, 바라는 것 조차 그저 꿈에서 꿈으로... 손에 잡히지 않는 곳에서 아른거린다. 여러 시도를 하는 것. 그러면서 현실에 적응해 나가는 것. 참 아리면서도 공감이 되는 영화였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재미있게 본 영화.



비긴 어게인. 2014.

마룬5의 애덤 리바인이 나온다고 해서 혹했지만, 키이나 나이틀리가 나온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두던 영화였다. 키이나 나이틀리가 나오는 영화는 좋은 인상으로 남아서, 이번에도 뭐... 평타는 치겠지~하는 생각? Once를 잇는(?) 영화라고 홍보가 되어서도 나름 기대를 했는데. 뭐랄까. 음악은 좋지만 호불호가 갈릴 구성이랄까. 음악의 예술이나 진정성, 아이돌이나 인기스타 등 요소를 언급하며 "나 음악영화요" 라고 하지만 정작 궁금했던 스토리는 화면에서 전달력이 확실한 '대화'가 아니라 상황과 행동으로 보여주어서, 이런 장면이 다른 사람들에게 얼만큼 이해가 되었을런지... 개인적으로는 원스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호감이었다고 생각한다. 애덤 리바인의 보컬과 키이나 나이틀리의 연기, 지쳐버린 삶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 앨범을 사서 다시 들어볼 예정. 중요한 건 음악이니까.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2007.

평범한 미국 가정이 나오는데, 위로 누나 둘, 아래로 여동생 둘. 남주는 참 혼자서 생활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 학교에서는 왕따취급에 친구도 없고. 다만 좋은건 음악선생님. 그런 그의 이웃에 '레슬리'라는 여자 친구가 이사를 온다. 그 여자친구와 친해지고나서 근처 숲에서 아지트를 만들고 놀게 되는데, 그 아지트가 있는 숲을 '테라비시아'라고 부르게 된다. 딱 어린이 영화인게 보일 정도로 구성이 단순하고 근본적으로 평화롭다. 색감도 밝고, 어려움을 헤쳐나가서 전보다 더 좋아진 환경도 그렇다. 심심할때 애들이랑 보면 좋을 영화.

 

 

마니가 있던 자리. 2014.

추억의 마니... 라고도 하는 작품. 이런 그림 풍의 애니메이션은 오랜만에 보게 되었는데, 뭐랄까. 지난 몇개월간 감성적인 면은 거의 못살리고 살았던 지라 처음에는 화면을 보면서도 머리로 분석만 했다. 중학교 여자아이, 아웃사이더, 천식, 건강이 좋지 않아 시골로 내려가서 살게 됨.

미스테리한 마니의 정체를 주인공과 함께 유추하다보니 오히려 더 모르게 되었다. 도대체 '마니'가 주인공의 뭐지? 무슨 연관이 있는데 저렇게 죽은 망령(?)에 시달리는 거지? 그리고 뒤늦게 감동... 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하고, 마음에 파문이 일었다. 아, 그렇구나. 그랬었구나. 되짚어보며 말그대로 '추억'에 젖을 수 있는 교향곡 같은 작품이다. 순수하게 보면 정말 좋은, 여우비 같은 영화.

 

 

노팅 힐. 1999.

휴 그랜트,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누구나 꿈꿨을 만한 소재이고, 누구나 꿈꿨을 만한 프로포즈와 감동? 이랄까. 너무나 평범하게 살던 윌리엄 태커는 어느날 갑자기 헐리우드의 유명한 여배우 안나 스콧을 만나게 된다. 둘은 서로에게 끌리고, 각자가 가진 너무나도 다른 환경보다 사랑을 선택하게 된다는 이야기. 재미도 있고, 노래도 너무 좋고, 간만에 진짜 기분좋은 영화를 본 것 같다. 그동안 무수히 접했던 여자 하나, 남자 여럿의 사랑 얘기보다 더 재밌고 안타깝고 즐거운 유쾌한 영화. 여러번 봐도 질리지 않을 영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2007.

딱 외국의 아이영화 같은 느낌.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기가 워낙 넘어버려서인지, 신기하게 나오는 장난감들이 그다지 특이하게 보이진 않았다. 그저 보이는 건... 나탈리 포트만의 젊었을 적 모습? 더스틴 호프만의 엉뚱한 행동과 자상한 배려돋는 말들이었다. 궁금증을 일으키면서도 다 해설해서 풀어내지 않는 전개는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어린이의 시각에서 본다면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을 부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서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어릴 때에 비하면) 라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본다면 재미는 있는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2016.
무슨 줄거리인지 모르고 본 탓에 '팀 버튼'이라는 이름이 참 인상적이었던 영화. 첫 인트로가 무슨... 괴기하고, 미해결 사건들을 들추는 듯한 장면들이어서 공포영화인줄 알았지만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답게 도담도담한 결말을 보여줌. 미스 페레그린이 예쁨. 존예. 세젤예.


닥터 스트레인지. 2016.
이미 유명한 마블 영웅들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싶은 닥터 스트레인지. 화면에는 화려하게 기교를 부리고, 배우들은 깊지도 얕지도 않은 내면을 보여주며, 웬지 모르지만 '닥터 컴버배치'가 다해먹은 거 같은 영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으로 나왔던 인셉션 이후 많은 영화에서 건물가지고 노는 장면들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음. 제대로 보려면 3D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음.


갓 오브 이집트. 2016.

화려하고 화려하고 화려함. 처음에 웅장하게 시작되고 인지하도록 얘기하는 설정과 달리... 너무 인간적인 신들과 너무 무쓸모의 신들, 계속 뛰어다니느라 엄청 힘들었을 것 같은 배우들. 다이하드 식의 이집트 버전 공상 액션을 보고 싶으면 강추. 이야기에 임팩트가... 찾아보고 싶어도... 음... 화려한 CG덕에 연기가 묻힌 것 같은 느낌.

 

 

엔더스 게임. 2013.
처음엔 뭔가 했다. 그동안 나왔던 공상과학우주(공상우주과학?) 소재의 광활한 여행 스토리가 어디 한둘이었는가. 하지만 뭔가 살짝살짝 엿보이는 건, '스파이 키드'와 '인크레더블'의 느낌. 주인공이 성장을 하는데, 그것도 엄청 초엘리트. 게임을 한다는 설정으로 지구를 지켜내기 위해 현실적인 우주인 용사가 되는 것인데... 마지막이 반전이다. 모두가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를 노린 클라이맥스 뒷통수 한방! 그리고 이후 이야기가 좀 흐지부지 느낌이 없잖아 있다. 활자로 보는 것이었으면 좀 더 여운이 남았을 텐데, 영상이다보니 클리셰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야할까. 그래도 주제 확실하고, 이미지+느낌+어필 괜찮고, 복합적인 이야기가 있어서 기대 안했는데 재밌게 봤음.


뷰티풀 크리쳐스. 2013.
마녀가 될 수 밖에 없는 소녀. 그 소녀를 태어날 때부터 사랑하는 민간.. 아니 그냥 인간 남자. 서로의 운명의 짝임과 동시에,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되는 소녀를 둘러싼 어른들의 신파극...은 아니고. 치정극...도 아니고. 그냥 힘을 가지고 싶은 캐릭터가 있어서 그를 막아야 하는 스토리. 이 영화에서 주로 봐야하는 건 '마법'도 아니고 '영상미'도 아니고 '외모'도 아닌,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다. 뭐, 남주가 귀엽게 애교부리기도 하는 거 말고는... 눈을 부릅뜨면 마법이 써지는 거라 딱히 기억에 남을 만한 건 없다. 마녀과 인간의 우결촬영.


아메리칸 허슬. 2013.
사기극이라는 것을 보고 그다지 흥미는 없었지만 보게 되었다. 볼 당시 컨디션이 별로였는지, 내용 전개가 어떻게 되가고 있는 건지 잘 이해는 안갔지만, 기본적으로 배우들이 연기하는 게 탄탄해 보여서 무리없이 볼 수 있었다. 다만 소재가 소재인지라 19금이고 그 내용들이 그닥 감흥없이 다가왔다는 건 나도 좀 늙었다는 표시같아서 우울해졌다. 적당히 제 분수 알아가면서 사기치며 살던 사람이, FBI에게 덜미를 잡혀 감방에서 썩는 대신 사기꾼 4명을 잡게 해주겠다는 조건에 작전을 시작했는데, 국회의원에 마피아까지 생각보다 판이 커지면서 어떻게 할 줄 모르다가(그 속에서 치정싸움도 나름 볼 거리) 자력으로 해결을 좀 했다는 이야기. 어른의 찌든 세계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선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까나.


빅히어로. 2014.
예전에 나왔을 때는 그다지 흥미가 일지않는 영화 포스터였다. 차라리 2D이거나, 사람이 나오는 거면 몰라도 딱히 3D캐릭터는 보기에 그닥이었기에. 음. 아마 개봉했을 때 봤다면 지금 같은 기분좋음은 없었을거 같다. 형인 테디의 배우는 목소리가 익숙해서 '앗. 이 배우네!' 하고 생각해서 검색해봤더니 다니엘 헤니였다. 이런.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인줄ㅠ
익숙한 내용이 많았지만 그게 크게 지루하단 느낌은 아니었다. 과학기술로 능력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는 아이언맨이 5명이나 있는 셈이었지만... 이야기 전개상 오해할 부분도 없었기에 전개되는대로 '오오~ 그랬구나~' 하며 봤다. 기술의 양면(긍정/부정적인)을 보여주었고, 휴머니즘을 담았으며, 형제애도 있었다. 무엇보다 한 사람의 의지가 어떻게 결과를 바꿔놓을 수 있었는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딱히 인간과 로봇의 우정에 대해서는 더 감명깊을 게 없다고 본다. 뭐랄까... 만든 생명이지만 무엇이든 자신이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아깝고 이뻐보이기 마련이니까.


나우 유 씨 미 2. 2016.
마술사기단으로 너무 익숙했던 터라, 게다가 전작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2를 본다는 건 영 내키지 않았지만... 보고나서 딱 이런 생각만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을 들였겠구나.' 아버지의 복수극을 위해 아버지가 사고로 죽던 당시 부추겼다고 생각한 라이벌인 마술사를 감방에 넣고, FBI와 호스맨의 조력자인 이중 생활을 하던 딜런. 이 영화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건 젊은 배역들이지만, 주 중점은 딜런 이전의 관계들이 얽혀있다. 화면에서 보기 때문에 생동감이 팍 죽어버린 점은 너무나도 애석하다. 관계의 치밀성 보단 '마술'에 더 무게가 실려있다는 점도 좀 영화를 애매하게 만든 것 같다. 액션인지, 드라마인지, 추리물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그런 장면이 아예 없다고 하는 것도 좀 아닌 것이... 영화를 보고 나서도 베일에 싸여있는 뭔가가 더 있는 기분이라 상쾌하진 않다. 그래도 화려하다. 화려한 건 인정.


닌자거북이 TMNT. 2007.
솔직히 별 기대를 안하고 봤다. 닌자거북이는 어렸을 적 조금, 그것도 티비 방영으로 잠깐 봤었을 뿐이고, 딱히 큰 기대감이나 '저건 꼭 봐야지!'하는 의무감도 없었다. 그래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지라 별 생각없이 봤다. 그리고... 별 생각없이 봤다. 이전의 이야기를 잘 몰라서인지, 아니면 워낙 미지의 능력 혹은 초능력을 가지고 난리치는 캐릭터들을 많이 봐서인지 '닌자'인 거북이를 봐도 특별히 탄성을 지를만한 건 없었다. 다만 이전의 출간된 만화와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들과의 차이점을 찾아본다면 그건 재미요소가 될 법 했다. 스토리상에서 감명 깊거나 특별히 흥미로운 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평화로운 곳에서 무술실력을 자랑하는 듯한 내용으로 받아들여졌다. 사부도 자꾸만 '아 저 쥐새끼, 쥐다, 쥐새끼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악역도 무지 악역이다라는 느낌이 없었다. 뭐, 좋은 점을 꼽으라면 다른 생명체임에도 표정을 잘 나타내려고 했던 점? 이랄까. 레오라르도랑 라파엘이 싸우는 순간 레오나르도가 망설인점, 라파엘도 그것을 알고 도망쳐버린 점.(부끄러웠을 듯) 스토리를 아예모르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스토리를 아는 사람은 추억으로 보는 재미가 있을 듯.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2012.
포스터는 익히 알고 있었고, 내용은 잘 몰랐지만 남자배우는 얼굴이 너무 익숙했다. 좀처럼 이 배우처럼 생긴 할리우드 배우를 못본 것 같다. 여튼, 영화 내용은 좀 아프게 시작한다. 보기만 해도 정신에 이상이 올 것 같은 병원들과, 정신과 선생, 경찰, 법원명령, 등등. 아내가 외도를 해 분노한 남자와 남을 도우려다 저세상 간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자. 서로 너무나도 안맞지만 그래도 서로 도우려고 했기 때문에 서로 웃을 수 있는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아픔의 치유랄까... 서로 같이 살아간다는 건 아름다운 장면이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런 장면들이 다 모인 것이 살아간다는 증명인 것.


라스트베가스. 2013.
버킷리스트와 비슷한 느낌의 황혼의 할배들이 즐기는 이야기. 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실생활이 묻어있다는 것이 보였다. 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와,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편, 아내를 사랑하지만 노화 때문에 삶의 기력을 잃어가는 남자, 어느 남자보다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고 있는 대표. 어느 삶이 더 낫다고 할 수도 없겠지만, 어느 삶이 더 하찮다고 할 수도 없는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던 남자들이 뭉친 이유는 총각파티. 어렸을 적의 친구들이 지금까지도 내 곁에 있고, 날 축하해주고 있고, 날 생각해주며 걱정하고 염려해주고 격려해주는. 연락이 오면 어느 누가 아프다, 죽었다가 예삿일이 되어버린 나이에도 웃으면서 축하해줄 수 있는 남자들. 영화같은 얘기지만 정말 내 삶도 저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는 이야기.


틴틴 : 유니콘호의 비밀. 2011.
영화가 나왔을 때 이름 정도는 들어봤던 거 같은데, 딱히 기억에 남질 않아서 안보려다가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라고 해서 봤다. 재밌었다. 클리셰들도 많았고, 모티브? 라고 해야하나? 다른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 조금씩 보였고, 생각보다 액션이 난무하는 애니메이션이어서 재밌었다. 어찌보면 유치해보이기도 하지만... 보물을 찾아나선다는 '모험' 이야기는 누구나 설렐 요소가 있다고 본다. 원작이 있는 이야기는 어쨌든 영상편집 과정에서 누락시키지만 않는다면 연출에서 이야기의 전개과정이 오해될 소지는 적으므로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어떻게 이야기를 '움직임으로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것이 영상미 등으로 평가받게 되는데, 뭐, 나쁘지 않다고 본다.(솔직히 괜찮다.) 아, 스노위라는 개가 우리집에도 한마리 있었했다. 너무 똑똑하고 귀엽다. 개 주제에!


언터처블: 1%의 우정. 2011.
유~명한 이야기다. 상상하지 않던 이야기가 실화라서, 영화가 상영될 당시에는 포스터가 더 인상 깊었기도 했다. 드리스 역을 맡은 오마 사이가 너무나도 생동감이 있어서 보는 내내 내가 다 기분이 좋아졌다. 머리에서 목까지만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필립은 사고로 후천적 장애를 입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활하지 못한다. 그런 그가 보았던 드리스는 어땠을까. 실제로 드리스는 흑인이 아니다. 영화에서는 백인과 흑인의 인종차별을 넘어선(실제로는 접근 조차 안할지도 모르지만) 접촉, 생활, 교감 등을 보여준다. 그것이 사람이 사는 것이고, 곡해와 단절로 쌓아올린 '차별'을 아무렇지 않게 만들었다고 봤다. 뭔가 현실의 차별적인 시선을 좀 제외하고 둘 사이의 관계를 부각시킨 면이 크지만 이야기는 충분히 감동받을만 하다. 


삼총사3D. 2011.
프랑스의 유명한 이야기다. 프랑스와 영국이 서로 견제하고 있을 때의 배경과, 영웅이 필요했던 당시의 소망을 담아 달타냥을 비롯한 '현실적인 총사'를 만들어냈다. '밀라디'라는 매력적인 여성은 밀라 요보비치가 맡았고, 그동안 나왔던 '형님들의 충성'과는 다르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레지던트 이블 액션을 프랑스 배경으로 보여줬다. 총사 중 재기발랄하며 무모하고 신선한 역할은 '달타냥'이었는데, '로건 레먼'이 맡으면서 다른 총사들과 다른 젊음을 보여준게 나쁘게 보이지 않았다. 간만에 다시보니 재밌기도 하고, 저 액션과 연출을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을까(=돈을 들였을까) 궁금해지긴 했다.


킬러스. 2010.
애쉬튼 커쳐와 캐서린 헤이글이 나오면서 둘다 액션을 하는 영화 내용일 줄 알았는데(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처럼), 알면서도 당한다는 느낌의 결말이었다. 뭣보다 애쉬튼 커쳐의 몸매가 볼만하고, 캐서린 헤이글의 드레스 핏이 볼만하다. 임무 중에 만났다가 사랑에 빠져 전직 CIA요원이 되고 평범하게 살아온 킬러(애쉬튼 커쳐). 그 기간이 불과 3년안팎이었지만... 그것도 인생 중의 짧은 돌아가는 길이었달까. 암튼 보고나면 애쉬튼 커쳐 bbbbb!


슈퍼노바 지구 탈출기. 2013.
정말 기대 하나도 안하고 봤다. 근데 재미있었다. 외계인들이 지구에서 하는 짓들을 돌이켜보면, 신기한 지구의 문물에 놀란다던가 혹은 연구소 같은 곳으로 잡혀간다던가. 또는 지구인들이 미개해서 노예로 삼는다던가. 하지만 외계인의 '침략'으로 놓고 봤을 때 지구인들은 외계인들을 '방어'하는 입장이기에 그것이 인권(당연한 권리)이 들어가는 문제인지 아닌지 생각을 못해봤던 것 같다. 지구인을 악역으로 놓고, 외계인들은 오히려 친절하며 평화적이라는 메세지를 던지며 가족애를 상기시켜주는 영화. 아이들이랑 보기엔 딱인 작품.


쉐프. 2013.
음식에 대한 조리나 맛있게 먹는 모습들이 더 많이 나올 줄 알았지만, 쉐프라는 두 글자에 맞춰 쉐프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유쾌하게 풀어냈다. 15년동안 미쉐린 별을 지킨 '알렉상드르'와 그런 쉐프의 레시피에 반해 음식을 하는 '자키'. 동화 내지 우화같은 이야기에다 생활고를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키'가 어떻게 행동할 지 궁금해하며 보게 됐고, 똑같이 만들어내는 사람에서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어야 자리를 빛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 하다가 포기하면 자신이 재능이 있는 지 없는 지를 구별할 수 없는 것처럼. 혹은 그저 복사해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내는 것 또한 재능에 대한 시험이라는 점. 일에 미쳐 살다가도 내가 그 일을 왜 하는 지를 향유하는 건 내 주변 사람들과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라는 것. 즐거운 영화다.


데드풀.
개봉 당시부터 무척 보고싶었던 영화인데, 약발이 다 떨어진 후에, 또 그 후에 보게 됐다. 그래도 B급 감성은 어딜 가지 않아서 주인공이 매우 말이 많다는 점만 빼고! 엉성해보이지만 재밌는 영화였다. 돈이 없어서 마블 주연급들을 못 불러왔다던가, 사이코 변태같은 대사들하며, 왜 주인공이 그렇게 쉣인 상황으로 되어버렸는지 보여주는 것조차, 마치 남의 일기를 훔쳐보라고 들이미는 것 같은 대시였달까. 공중파로는 못 내보내는 삐 소리들을 보여줄 수 있는 인터넷 방송을 본 느낌이었다.


주토피아.
육식과 초식의 경계를 넘은, 동물들의 유토피아. 그 주토피아를 꿈꾸며 자란 주디 홉스라는 토끼는 지지난 노력 끝에 편견을 물리치고 경관이 되었다! 싶지만 현실은 그런게 아니니까. 휴.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었다. 특히 가젤로 나온 샤키라의 노래는 끝내준다. Try Everything! 바르고 또 바른 주디는 편견의 대명사인 여우 '닉'을 자신이 도움을 받은 만큼 인도한다. 겉모습과 선천적인 것의 차이로 정해진 결과말고 다른 결과도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 현실은 절대 그렇게 녹록치 않지만 현실에서도 주디 홉스 만큼의 노력으로 다른 결과를 일궈내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 뻔한 내용일지라도 약육강식에서는 약자일 수밖에 없는 초식동물의 성공담 정도 되시겠다.


어카운턴트.
특히 눈길이 가던 예고편의 부분은, 주인공 크리스찬이 무언가를 하기 전 의식처럼 양손을 분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기대만큼은 했다. 사실 직업을 회계사로서 두고 짤 수 있는 반경이 얼마나 되겠는가 싶었다. 무엇보다 배역을 맡은 벤 애플렉이 잘했다. (만세!) 다만, 영화 내용 중 나오는 부모의 태도는 지극히 판타지의 영역이었다. 자폐증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했을 반응은 아니었다고 본다.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딱히 "정상이라는 것의 정의를 해보시죠."의 대사에 반박할 말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예상 가능치에서 이런 저런 것을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겉에서부터 깎아들어간 정교한 공예품을 보는 느낌. 그리고 그 공예품을 만든 사람이 아닌 사람은 "와, 오우, 세상에!" 같은 감탄사밖에 날릴 수 없는 것 아닐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의외로 재밌다는 평과 재미없다는 평을 골고루 흘려들었던 영화였다. 마블 캐릭터들 중에서 익숙했던 건 어벤져스나 어벤져스라던가 어벤져스였으니까. 뭐, 그 이전에 흥하던 캐릭터들은 배트맨, 슈퍼맨...? 여튼, 재미있었다. 데드풀처럼 비급 감성의 영화라기엔 살짝 건전했고, 그렇다고 코믹영화라기엔 붕뜬 분위기들이 좀 있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잘 만들어진 주니어 우주영화 정도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캐릭터 면면이 들여다보면, 제일 인간같았던 것이 너구리(맞나?)였다. 그루트는 친구들이 다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희생을 했고. 무엇보다 어벤져스에서 나왔던 인피니티 스톤의 이야기가 나와서 정작 어벤져스를 볼 때 "저게 뭐 어떻다고?" 라며 시큰둥했던 아이템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궁금증이 풀렸다는 게 큰 수확이었다.


투모로우랜드. 2015.
멸망이 가까운 지구, 인간들의 문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해보는 고 지능 과학자들의 어드벤쳐! 축적된 행위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미래를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하지 않고, 현재의 이득을 지키고 누리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유토피아라고 생각될만한 신기술이 적용된 세계, 투모로우 랜드에서 과학자들은 절망과 맞닥뜨리게 된다. 미래를 예측해보니 지구는 2달 안에 사망. "왜 포기하는 거에요?" 라며 애늙은이가 위기를 넘기는 애들용 영화!
솔직히 대사에서나 장면에서 찌릿!하거나 헉!스러운 감동은 없었다. 기술은 어디까지 발전할 것이고, 그에 비해 여전히 진화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본성에 대해 시부렁거리는 정도? 넋놓고 찌들은 어른들보다 애들이 짱이다! 같은 느낌.


아스테릭스: 신들의 전당. 2014. (더빙판)
밥 먹으면서 보려고 아무런 기대없이 봤는데 재밌었다. 바이킹을 연상시키는 작은 마을의 일원들이 제국 로마에 맞서는 내용인데, 의외로 현실적인 대사들과 상황들로 표현해서 그런지 배경이 고대인 '판타지 영역'으로 상상하던 것이 '현실의 어떤 영역'처럼 느껴졌다. 유혈사태를 피하고자 취한 행동들과, 또 투표를 통한 권리행사에 대한 내용들 모두 신기했다.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정치제도를 맛보여주기엔 괜찮은 내용같다. 뭐, 결국엔 물약먹고 '펑' 하는 장면이 있지만.


말레피센트.
재미는 있었다. 엄마가 되고 각종 봉사활동 및 사회활동을 한 안젤리나 졸리가 80%이상 이 영화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기본적인 뼈대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이야기 였지만 인물에 대해 좀 더 살을 덧붙인, 살짝 시간을 늘여 변형을 준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파생형 옵션 상품이랄까. 권선징악의 이야기라 하겠지만... 굳이 아빠를 죽인 말레피센트를 따라가서 행복해하는 공주로 만들었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레피센트의 강한 힘을 모성애로 뒤집어씌웠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피해자가 욱해서 가해자가 되고, 또 상황이 변하거나 마음이 약해져 다시 가해자의 이미지를 지우려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고. 그래도 행복할 수 있는 뭔가는 있고. 무능한 친부모와 능력있는 대모? 뭐 그런얘기였다.


더 셰프. 2015.
파리에서 잘 나가던 셰프는 어린 시절의 어려운 환경 탓인지 마음을 쉬이 놓지 못했고 완벽을 추구하다가 자신과 자신 주변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치고 도망친다. 홀로 수련차 굴 까기를 10만개(100만개인지 기억이..)를 한 뒤, 다시 영국에 나타나 미슐랭 별3점을 받겠다고 선포한다. 파리에서의 지인들과 함께 미슐랭 가이드 3스타에 도전하는 재기 이야기.
셰프가 가지고 있는 미슐랭 가이드에 대한 부담감이 쉽게 와닿는 이야기였다. 별에 목숨을 걸다 정말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고, 가게가 망하거나 파산하거나.. 뭐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겠지만 더 셰프에서 보여주는 것은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로 보였다. 서양에서의 식사장소는 꽤 정치적인 의미를 가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어떤 식사 예절을 보여주는 지에 따라 사람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 공간을 든든히 받쳐줘야 하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치열하다. 매 순간순간이 자신이 만든 것에 대한 평가라서 더욱 그렇다.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음식에 복사해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더 완벽을 추구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암튼, 음식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사실 뭘 해도 혼자하는 것이 아니겠지만.


카모메 식당. 2006.
2010년대에 봐도 전혀 손색 없는 재미. 카모메 식당은 일본의 주먹밥, 오니기리를 팔면서 장소는 핀란드에 있다. 생뚱맞은 사연을 가지고 오는 인물들과, 핀란드에서의 일본 식당이라는 점, 그리고 주인의 반응 또한 생뚱맞은 점을 보다보면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절로 나지만 굳이 대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장소와 그 인물, 상황으로 말해주는 정보가 카모메 식당을 이해하게 한다. 식당주인인 사치에가 가진 생각이 타지에서 이뤄나가는 것을 보면 절로 응원을 하고 싶다. 갈매기 식당이 꼭 핀란드 어디엔가 있을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