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어로. 2014.
예전에 나왔을 때는 그다지 흥미가 일지않는 영화 포스터였다. 차라리 2D이거나, 사람이 나오는 거면 몰라도 딱히 3D캐릭터는 보기에 그닥이었기에. 음. 아마 개봉했을 때 봤다면 지금 같은 기분좋음은 없었을거 같다. 형인 테디의 배우는 목소리가 익숙해서 '앗. 이 배우네!' 하고 생각해서 검색해봤더니 다니엘 헤니였다. 이런.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인줄ㅠ
익숙한 내용이 많았지만 그게 크게 지루하단 느낌은 아니었다. 과학기술로 능력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는 아이언맨이 5명이나 있는 셈이었지만... 이야기 전개상 오해할 부분도 없었기에 전개되는대로 '오오~ 그랬구나~' 하며 봤다. 기술의 양면(긍정/부정적인)을 보여주었고, 휴머니즘을 담았으며, 형제애도 있었다. 무엇보다 한 사람의 의지가 어떻게 결과를 바꿔놓을 수 있었는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딱히 인간과 로봇의 우정에 대해서는 더 감명깊을 게 없다고 본다. 뭐랄까... 만든 생명이지만 무엇이든 자신이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아깝고 이뻐보이기 마련이니까.
나우 유 씨 미 2. 2016.
마술사기단으로 너무 익숙했던 터라, 게다가 전작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2를 본다는 건 영 내키지 않았지만... 보고나서 딱 이런 생각만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을 들였겠구나.' 아버지의 복수극을 위해 아버지가 사고로 죽던 당시 부추겼다고 생각한 라이벌인 마술사를 감방에 넣고, FBI와 호스맨의 조력자인 이중 생활을 하던 딜런. 이 영화에서 활력을 불어넣는 건 젊은 배역들이지만, 주 중점은 딜런 이전의 관계들이 얽혀있다. 화면에서 보기 때문에 생동감이 팍 죽어버린 점은 너무나도 애석하다. 관계의 치밀성 보단 '마술'에 더 무게가 실려있다는 점도 좀 영화를 애매하게 만든 것 같다. 액션인지, 드라마인지, 추리물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그런 장면이 아예 없다고 하는 것도 좀 아닌 것이... 영화를 보고 나서도 베일에 싸여있는 뭔가가 더 있는 기분이라 상쾌하진 않다. 그래도 화려하다. 화려한 건 인정.
닌자거북이 TMNT. 2007.
솔직히 별 기대를 안하고 봤다. 닌자거북이는 어렸을 적 조금, 그것도 티비 방영으로 잠깐 봤었을 뿐이고, 딱히 큰 기대감이나 '저건 꼭 봐야지!'하는 의무감도 없었다. 그래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지라 별 생각없이 봤다. 그리고... 별 생각없이 봤다. 이전의 이야기를 잘 몰라서인지, 아니면 워낙 미지의 능력 혹은 초능력을 가지고 난리치는 캐릭터들을 많이 봐서인지 '닌자'인 거북이를 봐도 특별히 탄성을 지를만한 건 없었다. 다만 이전의 출간된 만화와 방영되었던 애니메이션들과의 차이점을 찾아본다면 그건 재미요소가 될 법 했다. 스토리상에서 감명 깊거나 특별히 흥미로운 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평화로운 곳에서 무술실력을 자랑하는 듯한 내용으로 받아들여졌다. 사부도 자꾸만 '아 저 쥐새끼, 쥐다, 쥐새끼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악역도 무지 악역이다라는 느낌이 없었다. 뭐, 좋은 점을 꼽으라면 다른 생명체임에도 표정을 잘 나타내려고 했던 점? 이랄까. 레오라르도랑 라파엘이 싸우는 순간 레오나르도가 망설인점, 라파엘도 그것을 알고 도망쳐버린 점.(부끄러웠을 듯) 스토리를 아예모르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스토리를 아는 사람은 추억으로 보는 재미가 있을 듯.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2012.
포스터는 익히 알고 있었고, 내용은 잘 몰랐지만 남자배우는 얼굴이 너무 익숙했다. 좀처럼 이 배우처럼 생긴 할리우드 배우를 못본 것 같다. 여튼, 영화 내용은 좀 아프게 시작한다. 보기만 해도 정신에 이상이 올 것 같은 병원들과, 정신과 선생, 경찰, 법원명령, 등등. 아내가 외도를 해 분노한 남자와 남을 도우려다 저세상 간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여자. 서로 너무나도 안맞지만 그래도 서로 도우려고 했기 때문에 서로 웃을 수 있는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아픔의 치유랄까... 서로 같이 살아간다는 건 아름다운 장면이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런 장면들이 다 모인 것이 살아간다는 증명인 것.
라스트베가스. 2013.
버킷리스트와 비슷한 느낌의 황혼의 할배들이 즐기는 이야기. 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실생활이 묻어있다는 것이 보였다. 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와,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편, 아내를 사랑하지만 노화 때문에 삶의 기력을 잃어가는 남자, 어느 남자보다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고 있는 대표. 어느 삶이 더 낫다고 할 수도 없겠지만, 어느 삶이 더 하찮다고 할 수도 없는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던 남자들이 뭉친 이유는 총각파티. 어렸을 적의 친구들이 지금까지도 내 곁에 있고, 날 축하해주고 있고, 날 생각해주며 걱정하고 염려해주고 격려해주는. 연락이 오면 어느 누가 아프다, 죽었다가 예삿일이 되어버린 나이에도 웃으면서 축하해줄 수 있는 남자들. 영화같은 얘기지만 정말 내 삶도 저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는 이야기.
틴틴 : 유니콘호의 비밀. 2011.
영화가 나왔을 때 이름 정도는 들어봤던 거 같은데, 딱히 기억에 남질 않아서 안보려다가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라고 해서 봤다. 재밌었다. 클리셰들도 많았고, 모티브? 라고 해야하나? 다른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 조금씩 보였고, 생각보다 액션이 난무하는 애니메이션이어서 재밌었다. 어찌보면 유치해보이기도 하지만... 보물을 찾아나선다는 '모험' 이야기는 누구나 설렐 요소가 있다고 본다. 원작이 있는 이야기는 어쨌든 영상편집 과정에서 누락시키지만 않는다면 연출에서 이야기의 전개과정이 오해될 소지는 적으므로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어떻게 이야기를 '움직임으로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것이 영상미 등으로 평가받게 되는데, 뭐, 나쁘지 않다고 본다.(솔직히 괜찮다.) 아, 스노위라는 개가 우리집에도 한마리 있었했다. 너무 똑똑하고 귀엽다. 개 주제에!
언터처블: 1%의 우정. 2011.
유~명한 이야기다. 상상하지 않던 이야기가 실화라서, 영화가 상영될 당시에는 포스터가 더 인상 깊었기도 했다. 드리스 역을 맡은 오마 사이가 너무나도 생동감이 있어서 보는 내내 내가 다 기분이 좋아졌다. 머리에서 목까지만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필립은 사고로 후천적 장애를 입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활하지 못한다. 그런 그가 보았던 드리스는 어땠을까. 실제로 드리스는 흑인이 아니다. 영화에서는 백인과 흑인의 인종차별을 넘어선(실제로는 접근 조차 안할지도 모르지만) 접촉, 생활, 교감 등을 보여준다. 그것이 사람이 사는 것이고, 곡해와 단절로 쌓아올린 '차별'을 아무렇지 않게 만들었다고 봤다. 뭔가 현실의 차별적인 시선을 좀 제외하고 둘 사이의 관계를 부각시킨 면이 크지만 이야기는 충분히 감동받을만 하다.
삼총사3D. 2011.
프랑스의 유명한 이야기다. 프랑스와 영국이 서로 견제하고 있을 때의 배경과, 영웅이 필요했던 당시의 소망을 담아 달타냥을 비롯한 '현실적인 총사'를 만들어냈다. '밀라디'라는 매력적인 여성은 밀라 요보비치가 맡았고, 그동안 나왔던 '형님들의 충성'과는 다르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레지던트 이블 액션을 프랑스 배경으로 보여줬다. 총사 중 재기발랄하며 무모하고 신선한 역할은 '달타냥'이었는데, '로건 레먼'이 맡으면서 다른 총사들과 다른 젊음을 보여준게 나쁘게 보이지 않았다. 간만에 다시보니 재밌기도 하고, 저 액션과 연출을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을까(=돈을 들였을까) 궁금해지긴 했다.
킬러스. 2010.
애쉬튼 커쳐와 캐서린 헤이글이 나오면서 둘다 액션을 하는 영화 내용일 줄 알았는데(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처럼), 알면서도 당한다는 느낌의 결말이었다. 뭣보다 애쉬튼 커쳐의 몸매가 볼만하고, 캐서린 헤이글의 드레스 핏이 볼만하다. 임무 중에 만났다가 사랑에 빠져 전직 CIA요원이 되고 평범하게 살아온 킬러(애쉬튼 커쳐). 그 기간이 불과 3년안팎이었지만... 그것도 인생 중의 짧은 돌아가는 길이었달까. 암튼 보고나면 애쉬튼 커쳐 bbbbb!
슈퍼노바 지구 탈출기. 2013.
정말 기대 하나도 안하고 봤다. 근데 재미있었다. 외계인들이 지구에서 하는 짓들을 돌이켜보면, 신기한 지구의 문물에 놀란다던가 혹은 연구소 같은 곳으로 잡혀간다던가. 또는 지구인들이 미개해서 노예로 삼는다던가. 하지만 외계인의 '침략'으로 놓고 봤을 때 지구인들은 외계인들을 '방어'하는 입장이기에 그것이 인권(당연한 권리)이 들어가는 문제인지 아닌지 생각을 못해봤던 것 같다. 지구인을 악역으로 놓고, 외계인들은 오히려 친절하며 평화적이라는 메세지를 던지며 가족애를 상기시켜주는 영화. 아이들이랑 보기엔 딱인 작품.
쉐프. 2013.
음식에 대한 조리나 맛있게 먹는 모습들이 더 많이 나올 줄 알았지만, 쉐프라는 두 글자에 맞춰 쉐프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유쾌하게 풀어냈다. 15년동안 미쉐린 별을 지킨 '알렉상드르'와 그런 쉐프의 레시피에 반해 음식을 하는 '자키'. 동화 내지 우화같은 이야기에다 생활고를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키'가 어떻게 행동할 지 궁금해하며 보게 됐고, 똑같이 만들어내는 사람에서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어야 자리를 빛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 하다가 포기하면 자신이 재능이 있는 지 없는 지를 구별할 수 없는 것처럼. 혹은 그저 복사해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내는 것 또한 재능에 대한 시험이라는 점. 일에 미쳐 살다가도 내가 그 일을 왜 하는 지를 향유하는 건 내 주변 사람들과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라는 것. 즐거운 영화다.
데드풀.
개봉 당시부터 무척 보고싶었던 영화인데, 약발이 다 떨어진 후에, 또 그 후에 보게 됐다. 그래도 B급 감성은 어딜 가지 않아서 주인공이 매우 말이 많다는 점만 빼고! 엉성해보이지만 재밌는 영화였다. 돈이 없어서 마블 주연급들을 못 불러왔다던가, 사이코 변태같은 대사들하며, 왜 주인공이 그렇게 쉣인 상황으로 되어버렸는지 보여주는 것조차, 마치 남의 일기를 훔쳐보라고 들이미는 것 같은 대시였달까. 공중파로는 못 내보내는 삐 소리들을 보여줄 수 있는 인터넷 방송을 본 느낌이었다.
주토피아.
육식과 초식의 경계를 넘은, 동물들의 유토피아. 그 주토피아를 꿈꾸며 자란 주디 홉스라는 토끼는 지지난 노력 끝에 편견을 물리치고 경관이 되었다! 싶지만 현실은 그런게 아니니까. 휴.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었다. 특히 가젤로 나온 샤키라의 노래는 끝내준다. Try Everything! 바르고 또 바른 주디는 편견의 대명사인 여우 '닉'을 자신이 도움을 받은 만큼 인도한다. 겉모습과 선천적인 것의 차이로 정해진 결과말고 다른 결과도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 현실은 절대 그렇게 녹록치 않지만 현실에서도 주디 홉스 만큼의 노력으로 다른 결과를 일궈내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 뻔한 내용일지라도 약육강식에서는 약자일 수밖에 없는 초식동물의 성공담 정도 되시겠다.
어카운턴트.
특히 눈길이 가던 예고편의 부분은, 주인공 크리스찬이 무언가를 하기 전 의식처럼 양손을 분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기대만큼은 했다. 사실 직업을 회계사로서 두고 짤 수 있는 반경이 얼마나 되겠는가 싶었다. 무엇보다 배역을 맡은 벤 애플렉이 잘했다. (만세!) 다만, 영화 내용 중 나오는 부모의 태도는 지극히 판타지의 영역이었다. 자폐증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했을 반응은 아니었다고 본다.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딱히 "정상이라는 것의 정의를 해보시죠."의 대사에 반박할 말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예상 가능치에서 이런 저런 것을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겉에서부터 깎아들어간 정교한 공예품을 보는 느낌. 그리고 그 공예품을 만든 사람이 아닌 사람은 "와, 오우, 세상에!" 같은 감탄사밖에 날릴 수 없는 것 아닐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의외로 재밌다는 평과 재미없다는 평을 골고루 흘려들었던 영화였다. 마블 캐릭터들 중에서 익숙했던 건 어벤져스나 어벤져스라던가 어벤져스였으니까. 뭐, 그 이전에 흥하던 캐릭터들은 배트맨, 슈퍼맨...? 여튼, 재미있었다. 데드풀처럼 비급 감성의 영화라기엔 살짝 건전했고, 그렇다고 코믹영화라기엔 붕뜬 분위기들이 좀 있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잘 만들어진 주니어 우주영화 정도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캐릭터 면면이 들여다보면, 제일 인간같았던 것이 너구리(맞나?)였다. 그루트는 친구들이 다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희생을 했고. 무엇보다 어벤져스에서 나왔던 인피니티 스톤의 이야기가 나와서 정작 어벤져스를 볼 때 "저게 뭐 어떻다고?" 라며 시큰둥했던 아이템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궁금증이 풀렸다는 게 큰 수확이었다.
투모로우랜드. 2015.
멸망이 가까운 지구, 인간들의 문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해보는 고 지능 과학자들의 어드벤쳐! 축적된 행위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미래를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하지 않고, 현재의 이득을 지키고 누리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유토피아라고 생각될만한 신기술이 적용된 세계, 투모로우 랜드에서 과학자들은 절망과 맞닥뜨리게 된다. 미래를 예측해보니 지구는 2달 안에 사망. "왜 포기하는 거에요?" 라며 애늙은이가 위기를 넘기는 애들용 영화!
솔직히 대사에서나 장면에서 찌릿!하거나 헉!스러운 감동은 없었다. 기술은 어디까지 발전할 것이고, 그에 비해 여전히 진화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본성에 대해 시부렁거리는 정도? 넋놓고 찌들은 어른들보다 애들이 짱이다! 같은 느낌.
아스테릭스: 신들의 전당. 2014. (더빙판)
밥 먹으면서 보려고 아무런 기대없이 봤는데 재밌었다. 바이킹을 연상시키는 작은 마을의 일원들이 제국 로마에 맞서는 내용인데, 의외로 현실적인 대사들과 상황들로 표현해서 그런지 배경이 고대인 '판타지 영역'으로 상상하던 것이 '현실의 어떤 영역'처럼 느껴졌다. 유혈사태를 피하고자 취한 행동들과, 또 투표를 통한 권리행사에 대한 내용들 모두 신기했다.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정치제도를 맛보여주기엔 괜찮은 내용같다. 뭐, 결국엔 물약먹고 '펑' 하는 장면이 있지만.
말레피센트.
재미는 있었다. 엄마가 되고 각종 봉사활동 및 사회활동을 한 안젤리나 졸리가 80%이상 이 영화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기본적인 뼈대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이야기 였지만 인물에 대해 좀 더 살을 덧붙인, 살짝 시간을 늘여 변형을 준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파생형 옵션 상품이랄까. 권선징악의 이야기라 하겠지만... 굳이 아빠를 죽인 말레피센트를 따라가서 행복해하는 공주로 만들었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레피센트의 강한 힘을 모성애로 뒤집어씌웠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피해자가 욱해서 가해자가 되고, 또 상황이 변하거나 마음이 약해져 다시 가해자의 이미지를 지우려 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고. 그래도 행복할 수 있는 뭔가는 있고. 무능한 친부모와 능력있는 대모? 뭐 그런얘기였다.
더 셰프. 2015.
파리에서 잘 나가던 셰프는 어린 시절의 어려운 환경 탓인지 마음을 쉬이 놓지 못했고 완벽을 추구하다가 자신과 자신 주변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치고 도망친다. 홀로 수련차 굴 까기를 10만개(100만개인지 기억이..)를 한 뒤, 다시 영국에 나타나 미슐랭 별3점을 받겠다고 선포한다. 파리에서의 지인들과 함께 미슐랭 가이드 3스타에 도전하는 재기 이야기.
셰프가 가지고 있는 미슐랭 가이드에 대한 부담감이 쉽게 와닿는 이야기였다. 별에 목숨을 걸다 정말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고, 가게가 망하거나 파산하거나.. 뭐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겠지만 더 셰프에서 보여주는 것은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로 보였다. 서양에서의 식사장소는 꽤 정치적인 의미를 가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어떤 식사 예절을 보여주는 지에 따라 사람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 공간을 든든히 받쳐줘야 하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치열하다. 매 순간순간이 자신이 만든 것에 대한 평가라서 더욱 그렇다.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음식에 복사해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더 완벽을 추구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암튼, 음식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사실 뭘 해도 혼자하는 것이 아니겠지만.
카모메 식당. 2006.
2010년대에 봐도 전혀 손색 없는 재미. 카모메 식당은 일본의 주먹밥, 오니기리를 팔면서 장소는 핀란드에 있다. 생뚱맞은 사연을 가지고 오는 인물들과, 핀란드에서의 일본 식당이라는 점, 그리고 주인의 반응 또한 생뚱맞은 점을 보다보면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절로 나지만 굳이 대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장소와 그 인물, 상황으로 말해주는 정보가 카모메 식당을 이해하게 한다. 식당주인인 사치에가 가진 생각이 타지에서 이뤄나가는 것을 보면 절로 응원을 하고 싶다. 갈매기 식당이 꼭 핀란드 어디엔가 있을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