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금강내산 / 신윤복-쌍검대무 엽서 & 표
혜원 신윤복과 겸재 정선은 가장 잘 알려진 조선시대 화가라고는 하지만 그 면면을 아는 것은 아니었다. 신윤복이 그린 쌍검대무, 단오풍정은 익숙한 '한국화'지만 시서화로서의 자세한 이야기는 모르는 상태였고. 그러니 정선이 그린 그림은 알 턱이 없다. 무지하기에 보러간 것도 있었고, 서양화와는 다른 선, 다른 배치, 다른 표현을 보고자 한 것도 있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참 멋있었다."
빼곡한 의궤 그림들이나 일월오봉도, 궁중에서 사용하는 병풍의 그림 같은 것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소리겠지만, 선 하나 긋는 것이 서양화와 이렇게 다를 수 있는 것인지 새삼 놀라웠다.
신윤복의 그림은 그 상황을 마치 판화프레스로 찍은 것 마냥 생동감이 드러났다.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하거나 표현한 것들을 보면 정말 그럴 법한 상황과 말을 늘어놓았다. 쌍검대무에 나온 대무 의상을 실제로 만들어놓은 것도 흥미로웠다. 이렇게 몇 백년이 지난 작품에서 실제 의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꽤 그림에서 표현이 잘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쌍검대무 재현 한복
정선은 붓으로 자연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아는 그림이었다. 굳이 미사여구를 보태지 않아도 될만큼, 붓은 붓은 역할을 했고, 먹은 먹의 역할을 했으며, 정선은 자신이 종이에 담고 싶은 것을 담았다. 정선이 굳이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꼽힐만하다는 걸 그의 그림을 한참 들여다본 후에야 알 수 있었다.
전시회 도록은 잘 안 사는 편인데, '바람을 그리다 : 신윤복 · 정선'는 도록 내용에 전시회 내용이 다 담겨있어서 구입했다. 이제 도록으로나마 신윤복과 정선의 그림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기분이 좋다.
'때로는 일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국제도서전 2018 (코엑스 Hall A & B1) (0) | 2018.06.27 |
---|---|
아드만 애니메이션 - 월레스&그로밋과 친구들 (DDP) (0) | 2018.04.26 |
서울디저트페어&고양이디저트페어&서울금손페스티벌 (SETEC) (0) | 2018.04.25 |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국립중앙박물관) (0) | 2018.04.10 |
Paper, Present : 너를 위한 선물 (대림미술관) (0) | 2018.03.24 |